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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코디네이터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에 실장이라고 불리던 역할을 하는 줄만 알았던 직업에 대해서 전혀 몰랐던 시기에 우연히 대학병원의 병원 코디네이터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찾아봐도 병원 코디네이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았습니다만 단순히 병원 코디네이터가 장래 유망 직종이라면서 소개되는 민간 병원코디네이터 자격증 설명 외에는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진로나 장래성이 있는지 근무 환경이 어떤 것인지도 전무한 때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병원이라는 특수한 업무 환경을 전체적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병원 취업에 있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병원 코디네이터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진료 예약, 병원 진료 절차 안내, 치료 계획 수립, 사후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병원의 사이즈에 따라서 전체를 할 수도 있고 혹은 부분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업무 사항은 환자와의 의사소통입니다. 병원에 온 환자가 의사선생님과 충분한 질문과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핵심 진단과 처방을 제외한 나머지 진료 계획은 병원 코디네이터가 설명을 하거나 일정을 잡아줍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은 외국인 환자 진료 센터였습니다. 아마 병원별 진료과목별 병원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다르겠지만 말씀드린대로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외국인 환자에게 언어적인 지원을 한다는 것 제외하고는 의사의 말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 또한 일종의 통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환자는 병원 내에서는 언어 취약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진료 접수, 상담, 진료과 이동 지원, 의료 통역 등 환자군 자체에 모든 의료 외적인 지원을 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와의 대화 및 일정 변경 등 수시로 정보를 기재해두고 환자가 돌아간 이후에 정리해야 하는 잔업이 많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메모해두지 않으면 다음번 환자 방문 시에 실수가 일어날 수 있거나 서비스 특성상 업무의 정리가 어렵기 때문에 꼭 해둬야 하는 다이어리 작업입니다.
대학병원 병원코디네이터를 근무한 당시에 받았던 첫 월급은 월 250만원 정도였습니다. 이 기준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지만 대학병원의 병원코디네이터 기준이기 때문에 영어를 쓰거나 특별한 면허가 있다고 하여서 연봉을 더 책정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근무 환경 대비하여 나쁘지 않았던 20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만족했었습니다. 근무하면서 대학원도 다니고 자기 계발도 하면서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 그런 노력은 병원이라는 곳에서는 회사와는 다르게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여서 연봉을 책정해주지는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다른 병원이나 의원급에서는 성과급 제도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유치를 했다거나 치료 계약을 성사시켰다거나 하는 일련의 신규 환자를 유치한 경우에는 최대 30%까지 인센티브를 준다고 들었습니다.
병원도 결국 이익을 내야 월급을 줄 수 있는 구조의 집단이기 때문에 신규환자 유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7년차 정도 되었을 때는 연봉이 4000만 원까지 올랐었습니다. 이 또한 호봉이 오르고 직급이 변경되면서 오른 연봉입니다. 업무가 관리자 레벨이 되면서 실제 돌아다니는 신체적인 노동은 줄었으나 머리가 많이 복잡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여자직원들이 많고 계약직의 경우 계속 바뀌고 적응시키면 나가고 적응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다양한 인적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을 첫 근무시절부터 했습니다. 언어 서비스를 지원하여야 하기 때문에 영어 외 다른 언어도 배우러 다녔습니다. 강남에 있는 학원을 다닌 다든지 대학원을 가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 나의 능력 계발이 연봉이나 이직에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대학병원 병원코디네이터 근무 환경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라서 저녁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병원 운영 시간에 따라서 근무 시간은 달라질 것인데 병원의 근무 환경은 사람이 매우 좌우합니다. 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분위기를 주도하느냐에 따라서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분위기가 좋지만 적응이 어려운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어떤 직원이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정말 분위기가 달랐고 갈등도 달랐습니다. 병원은 사람과 사람이 환자의 정보 전달을 하고 다양한 부서가 협력하여 이루어지는 근무환경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 열심히 하지 않거나 빠트리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힘들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미꾸라지가 들어와 물 흐리듯이 협력적인 마인드가 없는 사람이 들어오면 너무 힘들다가도 분위기가 잘 주도되어서 열심히 하자 느낌으로 가면 일이 안 되는 것도 잘 풀리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각자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지금까지 제일 평화로웠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명 "꼰대"라고 하죠, '라테'도 계시지만 '젊은 꼰대'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서류 내고 면접 보고 들어간 병원이 근무 환경, 즉 사람 관계가 안 좋아서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병원 병원 코디네이터 근무 경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교육" 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부터 현장에서 모든 병원 용어를 듣고 외우고 부딪히면서 배웠던 시간은 내 삶의 교육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저 들어온 사람이 현장에서 교육을 받은 것 처럼 교육적인 마인드로 후임을 대하지 않으면 매우 힘든시간이 찾아옵니다. 서로의 일과 시간을 존중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분위기가 병원에서 병원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이유를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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